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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사진가선] 엄마 (눈빛사진가선 051)
: 한설희 

판형 A5 분량 120쪽
ISBN 978-89-7409-671-7 발행일 2017년 10월 20일
정가 12,000원 서평참여 0 명

엄마에게는 세 평 남짓한 방이 세계의 전부였다.
언제부터인가 좋아하는 신문도 못 읽고
텔레비전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저 춥다고 이불을 잔뜩 덮고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거나 주무시는 게 전부였다.
걸을 힘이 없어 방 안을 기었고 누군가가 와 깨우면
억지로 일어나 벽에 기대어 앉는 것도 잠시, 다시 누워야 했다.
낮선 사람의 출입을 싫어해서 도와주는 사람도
한사코 거절하고, 고집이 황소 같던 분이었는데
어느 순간 양같이 순해지는 것이 아닌가.
서서히 느리게 쇠약해지고 있었고,
그냥 그렇게 조금씩 약해질 줄만 알았지,
상황이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전혀 예상을 못하였다.
그때 알아차리고 더 주의를 기울이고 더 살뜰히 보살폈으면
좀더 연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에 가슴이 아린다.
그 후, 처음 일 년간은 이 사진들을 열어 볼 수가 없었다.
상실의 아픔을 그대로 묻어 버리고 싶었었는지 모른다.
2주기를 눈앞에 둔 지금 다시 사진들을 꺼내 본다.
꽃 같던 엄마가 망가져서 전혀 딴 사람 같은 모습으로 보일 때,
노쇠하였으나 존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모습에서부터
끝에 급격히 무너지고 무력해지는 모습에 눈물이 흐른다.
누구에게나 다 한번은 오고야 마는 생의 마지막 시점,
나에게도 언젠가는 오고 마는 그런 과정들이다.
그리고 홀연히 깨닫는다.
어머니는 이 불효하고 못난 딸에게
사랑이란 커다란 선물을 주고 가셨구나 하고.

2017. 9.
한설희

한설희(韓雪姬, Han Shulhee)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후, 중앙대학교 사진아카데미와 사진집단 꿈꽃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2011년에 한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모여 제정한 ‘온빛사진상’(제1회)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개진하게 된다. 어머니를 주제로 한 작업, <노모>(류가헌, 2012)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그해 11월에는 『엄마, 사라지지 마』(북노마드)를 출판하였다. 이 책과 전시는 ‘70대 사진작가 딸이 찍고 쓴 90대 엄마의 마지막 사진첩’으로 소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전주국제사진페스티벌>(2013, 전주), <타자들의 은유>(2014, 스페이스22), <온빛기념전시>(2014, 신한갤러리)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해설 -
단 하나의 사진, <엄마>
최연하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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