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사진가가 포착한 1964년부터 최근까지의 한국의 역사와 현실. '반일과 친일의 틈새에서' '유사 이래 최초의 해외파병' '팀스피리트 훈련과 주한미군' '한국인의 얼굴과 발자취' 등 4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편집되어 있는 이 사진집에는 1965년의 한일회담 반대데모를 비롯해 월남파병, 팀스피리트 훈련, 청계천의 판잣집, 부산의 달동네, 기지촌 등 정치적인 사건에서부터 민중의 삶에 이르기가지 한 시대의 단면을 담고 있다.
구와바라 시세이의 사진은 일반적으로 시대적 전형뿐만 아니라 전형간의 총체적 연관성을 잘 나타내고 메시지가 풍부한 것 등으로 이름이 높은데, 이런 바탕에는 현실의 배면까지 꿰뚫어보는 저널리스트로서의 뛰어난 시각이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그의 냉정한 관찰자적 시각은 한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한국인도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시대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들춰낸다. 그가 1964년 이래 최근까지 찍은 한국 관계 필름은 모두 3천 롤, 10만 컷에 이른다고 한다.
미나마타병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사진집으로 펴내기도 했던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는 1930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농대와 도쿄종합사진전문학교를 나왔다. 고려·이조 현대 도자선 韓國原影 등 한국 관련 사진집을 가지고 있다.
